서울시 우먼리포터/2기8월3주~

우리 `시민청`에서 만나!

동화나무 2014. 1. 3. 06:52

 

시민청 직원 최정필씨에게 듣는 ‘시민청 개관 1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서울톡톡]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공간, 시민청이 오는 1월 12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서울시청 지하 1, 2층에 자리 잡은 시민청에선 그간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갖가지 행사들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지난 1년, 실무자들이 체감하는 시민청은 어떠했을까? 시민청 프로그램 기획·운영 총괄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최정필 씨를 만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울러 첫돌 잔치 준비 소식도 전해 들었다.

지난 1년, 시민청에서는?

2013년 1월, 시민청 개관일 기념 공연

개관이래 하루 평균 4,000여 명이 찾던 시민청은 이젠 하루 7,000여 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25일 9,825명에 이어, 28일에는 12,860명으로 연일 최다 방문객 수를 갱신하고 있다. 시민청은 많은 시민이 찾는 만큼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공연, 전시, 토크콘서트는 물론, 어린이를 위한 문화예술 교육부터 인문학 강좌, 서울시민대학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 스스로 여러 주제로 토론하며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카페'와 일상 속 크고 작은 문제를 문화콘텐츠로 제작해보는 '사랑방워크숍' 등 소통의 장도 마련되어 있다. 공간 대관도 가능하며, 결혼식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시민청에선 무료지만 질 높은 공연이나 전시를 선보입니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많이 참여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신경을 많이 씁니다."

(위)시민청 내 공연 모습(지난해 12월 25일, 이나밴드 공연 때는 1시간 전부터 관람객들도 장사진을 이뤘다), (아래)시민청 내 군기시유적전시실과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

그래설까? 이젠 시민청 단골 방문객도 제법 많아졌다.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참여하는 이들도 늘어, 체험프로그램은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기도 한다. 공연 관람을 위해 찾은 시민들이 활짝라운지를 가득 메우는 진풍경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시계방향으로 시민플라자 담벼락미디어, 서울책방(매주 일요일 두 차례 동화구연 행사가 진행된다), 동그란놀이터 참가 어린이 모습과 작품 전시 모습

시민청은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다양한 공연이나 전시, 체험도 즐길 수 있고, 아이들을 안심하고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라 부모 입장에서 맘 편히 찾게 된다. 특히 담벼락미디어가 있는 지하 1층 시민플라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다.

만능 시민청 직원, 순발력은 필수

시민청 직원 최정필 씨

"시민청은 대관도 많고, 워낙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갖가지 민원에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할 현장 일이 많습니다."

각종 행사 진행의 크고 작은 문제를 처리하는 일은 모두 시민청 직원의 몫이다. 한번은 결혼식 시작 직전까지 스텝들이 도착하지 못해 직원들이 기지를 발휘해 무사히 결혼식을 치른 사례도 있었다. 결혼식 사회에서 음향, 피아노 반주에 사진까지 시민청 직원들의 즉석 재능 기부로 무사히 치러냈던 것. 또한 지난여름 있었던 애니메이션 로봇전시 '아빠, 같이 가!'는 공동주관하는 단체가 예산 문제로 도중에 포기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부랴부랴 준비해 치러낸 전시였다. 홍보도 이미 나간 상태라 전시를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새벽까지 일하며 차질 없이 준비했다.

"기획단계부터 진행이 순조로우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장에서 이뤄지는 일이란 게 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 특성상 순발력이 필요하죠."

최정필 씨는 지난 1년간 제대로 쉬어본 날이 없다고. 업무량도 많고, 각종 민원 업무를 처리하다보면 전문 분야 외 전반적인 업무까지 소화해야 한다.

"시민청은 지하에 있어 근무 환경도 좋은 편은 아닙니다. 두세 시간만 있어도 눈이 침침해지죠. 한창 바쁠 때 38시간 만에 밖으로 나간 적이 있었는데, 마치 어디 감옥에서 출소하는 느낌이었죠. 저희 직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루 7분이란 얘길 해요. 겨울에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하루 종일 해를 7분밖에 못 본다고..."

첫돌 준비도 즐겁게

시민청은 현재 1주년 준비로 분주하다. 시민청 주 출입구에 전시될 구름물고기를 시민들과 함께 제작하고 있다. 부 출입구에 전시될 시민청에서의 추억이 담긴 시민들의 사진도 모으고 있다. 또한 1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나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위)개관 1주년 기념으로 시민들이 만든 구름물고기, (아래) 시민트리 이벤트(즉석사진에 희망메시지를 적어 트리를 만드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시장님과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도 재미있겠지만. 전야콘서트도 기대할 만합니다. 클래식, 팝, 국악을 접목한 리딩톤 월드뮤직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뮤지컬배우 전수경 씨, 가수 김세환 씨 등이 게스트로 출연합니다. 특히 독일 뮌스터 오페라극장 전속주역가수 바리톤 석상근 씨도 이번 무대에 함께 하십니다."

석상근 씨는 제야음악회 초청 공연차 국내에 온 김에 서울시민청의 의미 있는 행사에도 함께하게 된 것이다. 그간 시민청에서 수준 있는 공연이나 전시를 무료로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말도 안 되게 적은 출연료에도 재능기부 차원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술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시민청 1주년을 맞아 서울의 골목, 추억, 한강, 도시 기억 등 4가지 주제의 전시도 기획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미술대학 재학생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도 전시될 예정이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판로를 개척해주는 게 시민청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예술 전공 학생들도 창작다운 창작 열정이 적어지는 듯싶어 안타까운데요. 학생들을 위한 전시 기회를 많이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1주년 행사로 미술대학 연합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실제 학생들이 전시할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서 학생들과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려는 시민청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될 듯싶다.

"시민청이 시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민놀이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신의 취미를 개발할 수 있고, 몰랐던 분야를 접하며 자기 계발도 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하공간이라 개방성이 부족하다는 악조건도 있지만, 마치 동굴을 들어갈 때 재미를 느끼듯 시민청은 늘 뭔가 새로움이 있는 공간이면 좋겠네요."

최정필 씨의 바람처럼, 약속 장소로 시민청이 먼저 떠오르고, '시민청에서 보자', '시민청에 가서 놀자'는 말이 당연하게 통하는 진정한 시민 놀이터로 자리 잡아 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