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나무 이야기/동화나무 쉼터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학교

동화나무 2014. 5. 26. 10:04

 

희망광고기업 (18) 지혜로운 학교

시민기자 김수정 | 2014.05.23
    [서울톡톡] 저녁 7시 30분, 서초동의 한 건물 지하에 마련된 쉼터에 7명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일주일간 지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매력적인 연설을 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시작되었다.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초코파이를 나눠 먹고 농담이 오가며 연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서부터 내릴 때까지 약 60초 이내의 짧은 시간 안에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함을 가리키는 말 <엘리베이터 스피치> 수업시간의 모습이다.

지혜로운 학교 수업 모습

저녁 시간에 학원이 아닌 쉼터에서 수업이라니 어른들을 위한 야학 아니면 스터디 그룹? 그 모든 말을 담을 수 있는 학교가 벌써 7번째 학기를 맞이하였다. <지혜로운 학교>는 누구나 배우고 누구나 가르치는 평생교육나눔 커뮤니티이다. 성별, 학력, 세대 구분 없이 나누면서 배우려는 모든 성인이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3월에 시작한 강의가 6월이면 마무리가 되고 9월에 다시 가을학기가 시작되어 12월에 종강을 한다. 일 년에 2학기씩 운영된다. 이번 봄학기에는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비롯하여 중국어, 라틴어, 클래식기타, 전래놀이, 드로잉, 독서토론 등 다양한 강좌가 진행 중이다.

지금이라도 수업에 참여를 원하면 회원 가입 후 신청하면 된다. 함께 공부하고 싶은데 원하는 강좌가 없다면 직접 강사로 신청할 수도 있다. 함께 배우고 가르치며 기쁨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강좌로 개설 가능하다. 또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강사신청서를 작성하여 사무국과 협의 후 활동할 수 있다. 자격증을 따고 점수를 받는 공부가 아니라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평소 흥미 있던 분야를 함께 공부한다는 취지이다. 수업은 한 달에 한 번이든 일주일에 두 번이든 각자 자유롭게 운영하면 되고 서울시민청, 삼청동교육장, 서초동교육장 등에서 진행된다.

지혜로운 학교 김정은 이사

"처음에는 시니어들의 은퇴 이후의 삶을 고민하다가 인생 2모작의 의미로 생각하게 된 학교에요. 하지만 학교란 오픈되어 있어야 하고 배움이란 격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지금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소통이란 것 자체도 배움이고요. 70대 어르신과 20대 청년이 함께 독서토론을 하는 장면도 많이 연출되고 있지요."

지혜로운 학교의 이사이면서 엘리베이터 스피치 강좌에서는 학생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정은 씨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직접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전까지 전업주부로 지내면서 한정적인 인간관계와 생활에서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연계되고 보람도 느낄 수 있어 생활의 활력이 되어요."

지혜로운 학교 수업 모습

모든 강사와 서포터즈는 재능기부로 활동하고 회원들의 회비는 대관료, 홍보비 등의 운영비로 사용되고 있다. 평소 엘리베이터 스피치에 대한 관심이 많아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다는 한 회원은 인터넷 검색 도중, 이 수업을 알고 바로 신청했다고 한다. 그날도 초코파이와 함께 서점에서 발견한 좋은 책을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있었다.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면, 혹은 평소 관심 있던 분야를 타인과 함께 배우고 싶다면 지혜로운 학교의 문을 두드려 보자.

홈페이지 : 지혜로운 학교 네이버 카페 http://u3aseoul.or.kr
사무국 전화 : 02-720-9720
연회비 : 올해에 한하여 5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