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나무 이야기/동화나무 친환경농사이야기

7월 18일 동서 형님이랑 농장에 가다

동화나무 2013. 7. 19. 08:07

 

   오랜만에 평일에 맘 놓고 외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예상보다 일찍히..

마침 바로 손위 동서 형님도 휴가를 받아서 함께 가기로 했다. 그 동안은 농장에 갈 땐 우리 자동차로만 갔는데

수확물도 많지 않고 비가 자꾸 와 지난 번에 뿌린 열무씨가 나왔는지? 상치는 녹아버리지 않았는지? 궁금해서

휴일이 되기 전에 둘이서 가로 한 거다.

나는 1호선을 타고 회기역에 가 중앙선을 탔다. 형님은 망우역에서 합류하는 걸로 창 밖에 서 있던 형님이 날 보고

얼른 문이 열리자마자 타서 무사히 합류 성공했다. 우리 둘은 약간 상긴 된 표정으로 ' 분위기 넘 좋다' 나랑 동감이다

사실 창 밖의 초록풍경이 가도 가도 펼쳐지고, 차 안은 여기저기 빈자리가 있을 정도로 한산하고. 함께 탄 손님 가운데는

또래끼리 당일치기 여행을 가는 듯한 한 두 무리 보였다.

그렇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형님은 뜻밖에 그 옛날 시아버님이 병석에 누워 계실 때, 병수발하던 이야기, 퇴직을 앞 둔

심정등등.. 그러다보니 망우역에서 양수원 역까지 금새 30분이 후닥 가 버려서 내려야 했다.

 

 

 

                                                                         깻잎, 버듬나물, 고춧잎, 고추, 고구마줄기

 

 

 

역에 내려 역사를 빠져 왔는데 우리를 기다려 주는 버스 없었다. 어림 짐작으로 2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형님이 새벽 같이 만든 쑥개떡을

꺼내 줬다. 둘이서 시골버스 기다리는 맛을 제대로 즐기면서 개떡을 2장씩 먹고,

 내가 가져 간 매실차를 마시고 기다리는데 금방 차가 온 것 같았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버스를 타고 얼마 가지도 않았는데. 금방 눈에 익숙한 길이 보이고

우리가 열무 씨앗을 샀던 종묘가게, 시장, 음식점등이 보여

반가웠다. 뭣보다 익숙한 풍경이 마음 편했다. 왜냐면 첨 가는 길에 잘못 된게 아니라는 걸 확인 할 수 있었으니까..

 

 

 

                                                  수확물 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깻잎을 먹고 있던 벌레 녀석이다. 내 팔에 나타나 지하철 바닥으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이지만 우리가 종점까지 가서 다시 밭으로 걸어가는 시간에도 수확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비는 오지 않았는데.. 작업을 마치기 직전 오후 1시 경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형님은 '야 더 있어도 못

하겠다' 이랬다.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그래도 깻잎에 고추등이 작은 배낭에 넘쳐 시장 가방에 깻잎을 따로

들고 왔다. 작업중 에피쇼드는 우리 밭 위에 있는 고추밭에 쓰러져 버린 고춧나무에서 의외로 많은 고추를 따 담을 수

있었다. 형님이랑 나는 우리 고추는 버린 게 더 많은데.. 우리 거 보다 많다. 붉은 고추도 있고.. 하며 뜻 밖에 횡재에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하하 호호..

배낭을 지고 가방을 들고 다시 버스 정류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이었다. 

형님이 종점 부근 한식 음식점에서 생선구이 정식을 사 주셔서 맛나게 먹었다. 거기에

내가 가져간 옥수수 1개씩. 매실차 한 잔까지 어떤 고급 밥상보다 더 훌륭했다.

형님은 퇴직까지 6일만 출근하면 되는 상황이라 어린이집 조리교사로 취직 알선을 한 나에게

 어떤 의미 부여를 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지 않았나 짐작만 할 뿐인데..

어쨌던 형님이 산 밥은 맛있고..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아줬다.

다시 우리는 8-4 버스--양수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형님은 3시 40분경. 나는 4시경에 무사히 집으로.. go go

앞으로 시간이 널널해진 형님과 나는 또 언제 짧은 여행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발견!

형님은 그 동안 농산물과 차비 기름값을 따지면서 농사짓기 가치를 단순 계산했는데... 이제는 훌륭한 취미 생활로도 인정하는

말을 하셨다.  ' 오늘도 재밌나게 하루 보냈네~' 이러셨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