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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국의 설날 음식

동화나무 2014. 1. 25. 08:18

나이 한 살 먹기 위해 세계인이 먹는 것은?

일본은 ‘떡국’, 네덜란드는 ‘올리볼렌’ 등

 

떡국

[서울톡톡] 우리나라 인사말 중 음식에 관련 된 것이 유독 많다. 예를 들어 '밥 먹었느냐'고 묻는 것은 '식사를 했냐'는 말이고 '국수 언제 먹여줄 거냐'는 말은 결혼은 언제 하느냐는 질문이다. 이중 '떡국을 먹는다'는 말은 한국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말로 통용되며 '떡국을 몇 그릇 먹었느냐'는 질문은 나이가 몇 살이냐는 질문과도 일맥상통한다. 떡국이 새해를 맞이하는 대표적인 음식이기 때문이다.

한해의 시작은 풍성한 새해음식으로

새해 첫날은 어느 나라에서나 가장 즐겁고 흥겨운 명절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가장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술을 마신다. 우리나라에서는 설날 입는 좋은 새 옷을 설빔, 설음식을 세찬, 술을 세주라고 불렀다. '동국세시기'에는 도소주라는 세주에 대해서 설명되어 있는데 산초, 방풍, 백출, 진피 등을 넣어 만든 술로 정초에 마시면 나쁜 기운이나 병을 물리친다고 하였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설날을 가장 큰 명절로 여기고 설날 음식에 정성을 다했다. 설음식에는 떡, 지짐, 탕, 산적, 강정, 약과, 수정과, 식혜 등이 있는데 종류, 재료, 조리법 등이 아주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중 떡은 멥쌀떡인 시루떡과 가래떡, 그리고 흰 찹쌀로 만든 인절미를 모두 만들어 먹었는데 이중 가래떡을 썰어 끓인 국이 바로 설날 대표음식 떡국이다.

떡국

서울은 떡국, 평양은 만둣국

'떡국'은 멥쌀로 만든 가래떡을 살짝 굳혀 돈짝(엽전)같이 썰어 장국에 넣어 끓인 음식으로 설날 밥상, 차례상, 손님상에 모두 오르는 음식이다. 깨끗한 흰색의 가래떡이 순수를 상징하고 엽전 모양으로 썬 떡이 부귀를 상징하므로 음식 자체가 복을 기원하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나라 설 명절의 대표음식으로 알고 있는 이 떡국은 사실 서울, 경기지방의 시절식에 가깝다.

북한의 백과사전인 <조선의 민속전통>에 따르면 평양 지역에서는 설날에 떡국대신 만둣국을 해먹었는데 이때 만두소는 꿩고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개성지방에서는 서울의 떡국과 모양이 다른 '조랭이떡국'을 해먹었다. 조랭이떡은 멥쌀로 만든 떡 반죽을 작게 빚은 후 대칼로 가운데를 눌러 마치 눈사람이나 누에고치처럼 만드는 떡으로 누에고치처럼 한해 일이 술술 풀리기 바라는 개성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속설에는 조선을 세운 이성계에 대한 원망이 담겨있는 떡으로 이성계의 목을 조르듯이 대칼로 눌러 모양을 잡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일부 충청도 지역에서는 생떡국을 먹기도 한다. 멥쌀가루를 반죽하여 길게 가래떡처럼 모양을 만든 뒤 일반 떡국의 모양처럼 썰어 끓이는데 보통 떡국보다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웃나라의 설날 음식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새해 떡국을 먹는다. '조니', 혹은 '오조니'라 불리는 이 음식은 국물에 찹쌀로 빚은 떡을 구워 넣은 음식으로 같은 떡국의 일종이긴 하나 맛이나 모양이 우리나라의 것과 확연히 다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세찬'처럼 '오세치 요리'라는 것을 만든다. 오세치 요리에 들어가는 음식들은 주로 우엉, 연근, 새우, 다시마 등으로 만드는데 다양한 조리법으로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 중요 포인트라고 한다. 또 연근은 지혜, 새우는 장수, 다시마는 행운 등 음식에 의미를 부여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풍습과 유사하다. 중국에서는 '니엔가오'라고 불리는 떡과 '바오즈'라고 하는 만두를 먹는다. 우리나라의 만둣국과 유사한 '훈툰'이라는 음식을 먹기도 한다.

만두는 몽골의 설음식이기도 하다. 이름도 중국의 만두인 바오즈와 비슷한 '보츠'인데 양고기로 만든다. 베트남은 설날을 '뗏'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처럼 큰 명절로 치는데 우리나라 떡과 유사한 '바잉 쯩, 바잉 자이'라고 불리는 두 종류의 떡을 꼭 먹는다고 한다.

포도주에 럼이나 보드카 같은 술과 향료를 첨가해 만든 따뜻한 술, 글뤼바인(사진제공:뉴시스)

조금 먼 나라의 설날 음식

서양에서도 설날은 한해를 여는 중요한 날이다. 네덜란드에서는 말린 과일을 넣은 도넛인 '올리 볼렌'을 먹고, 독일에서는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의 '글뤼바인'을 마신다. 글뤼바인은 포도주에 럼이나 보드카 같은 술과 향료를 첨가해 만든 따뜻한 술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돼지다리의 뼈를 발라내고 속을 채워 만든 소시지 '잠뽀네'에 렌즈콩을 곁들인다. 불가리아에서는 '포카치아 빵'을 먹는데 포카치아 안에 동전을 넣어 구워 동전을 갖게 되는 사람이 행운을 갖게 된다고 믿는다.

글_정희선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