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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맞는 차는 어떤 차?

동화나무 2014. 3. 13. 06:40

내 몸에 맞는 차 선택법

시민기자 이현정 | 2014.03.12

[서울톡톡]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한 잔의 차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호흡기 내 습도를 유지하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에 좋은 차라고 해서 무턱대고 마시기보다는 자신의 몸에 맞는 차를 선택해 마시는 것이 좋다. 차문화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차문화협동조합을 찾아 차를 쉽게 즐기는 법과 내 몸에 맞는 차 선택법을 알아보았다.

한국 차나무는 소엽종 관목차 5-6종 정도만 자라고 있다

수백 수천 가지의 차, 각기 다른 기운과 성질을 알고 골라 마시자

차는 차나무의 어린 새싹을 가공해 만든다. 흔히 국화차와 같은 여러 꽃차나, 생강차, 유자차 등도 그냥 뭉뚱그려 '차'라고 얘기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차가 아닌 '대용차'에 해당한다.

'매일 다른 차를 마셔도 죽을 때까지 모두 마셔볼 수도 없고, 그 이름조차 다 기억할 수 없다'는 차는 실제 그 수를 가름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다. 차나무의 종류, 산지, 잎의 채엽시기, 만드는 공정에 따라 색이나 맛, 향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종류도 다양하고, 그 성분과 기운도 각기 다르다.

"몸을 풀어준다거나 내려주거나 올려주는 등 차는 저마다 각기 다른 성질, 기운이 있습니다. 저흰 차의 기운이 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맛과 향 등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던 분들도 이젠 그날그날 몸의 상태에 따라 차를 고르세요. '오늘 좀 처진다' 그러면 홍차 드시고요, '소화가 안 된다' 싶음 보이차라든지 황차를 드십니다." 한국차문화협동조합 이금 씨의 설명이다.

차는 제다방법(차로 만드는 방법)과 발효도에 따라 흔히 6대 다류, 즉, 녹차(綠茶), 백차(白茶), 황차(黃茶), 청차(靑茶), 홍차(紅茶), 흑차(黑茶)로 나눈다. 이를 차의 성질에 따라 분류하면 5가지, 녹차, 홍차, 황차, 백차, 흑차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의 성질과 제대로 우려 마시는 법을 알아보았다.

수험생 등 정신집중이 필요하다면, 녹차

(좌)서호용정, (우)서호용정과 같은 녹차는 탕색도 녹색이다

녹차는 찻잎을 찌거나 덖어서 폴리페놀 산화효소의 활동을 정지시키거나 5%만 진행시킨 불발효차다. 우리기 전의 찻잎, 탕색, 엽저(차를 우리고 난 잎) 모두 녹색이다. 대체로 싱그럽고, 맛이 깔끔하다. 전체 차 생산량의 70% 가까이 차지할 만큼 소비가 가장 많은 차 종류이다.

녹차는 목의 기운이라 뻗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정신을 맑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업무 집중이 어렵거나 피로감을 느낄 때, 공부할 때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녹차는 찬 성분이 강해 속이 좋지 않거나 음기 체질인 사람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냉녹차로 마시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서호용정차, 항주 벽라춘, 태평후괴, 안길백차 등이 유명하며, 한국의 우전이나 세작도 녹차에 해당한다.

■ 도자컵에 간편하게 서호용정 우리는 법
서초용정은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중국 절강성 항주의 호수 서호 근처 용정지역에서 생산되는 녹차다. 청록색을 띠며, 꼭 눌러놓은 듯 칼날 모양의 찻잎과, 밤향과 비슷한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맑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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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열해둔 도자 컵에 서호용정 3g을 넣은 거름망(인퓨저)을 걸쳐 둔다.
2. 85℃ 정도로 한 김 식힌 물을 찻잎에 직접 닿지 않도록 거름망 밖 도자컵 쪽으로 부어준다(녹차는 비교적 낮은 온도인 70℃~90℃의 물을 사용한다. 작고 어린잎을 사용하는 한국 녹차는 70~80℃의 물로 우리지만, 약간의 불의 기운이 들어간 서호용정은 85℃ 정도 물에서 우려 주어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 힘이 실린 차는 찻잎 위에 바로 부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녹차는 어린잎을 사용하므로 잎에 직접 닿지 않도록 부드럽게 우려주는 것이 좋다).
3. 1분 30초 정도 우린 다음에 건져낸 후, 마시면 된다.

tip) 인퓨저를 이용하면 차구세트를 갖추지 않고도, 간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우리는 녹차는 유리다관을 이용해도 되는데, 다양한 찻잎이 살아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인 `대홍포`는 중국 복건성 무이산에서 나는 무이암차 중 대표적인 차로 알려져 있다

6대 차류 중에서 황차와 청차가 차의 성질로 봤을 때 '황차'에 해당한다. 찻잎, 차탕, 엽저(차를 우리고 난 잎)가 모두 황색인 황차는 종이나 천으로 찻잎을 싸 습도와 온도에 의해 약하게 발효시킨 차다. 녹차의 쓰고 떫은맛이 줄어들어 맛이 순하고 부드럽다. 청차는 폴리페놀 성분을 10~65% 발효시킨 반발효차로, 오룡차(우롱차)가 이에 해당한다. 가공 후 찻잎의 색이 청갈색이어서 청차라 불린다. 탕색은 발효도에 따라 금황색부터 오렌지빛을 띠는 등홍색까지 다양하다. 특유의 감미로운 향 때문에 많이 찾는 차로, 뒷맛이 매우 독특하고 은은하다.

황차는 풀림의 성질을 갖고 있다. 몸의 기운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거나, 마음에 응어리가 있을 때 응축된 것을 풀어준다. 체해서 속이 더부룩할 때 소화를 도와주고, 긴장될 때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식사 후 간단히 차를 마시고 싶을 때는 황차를 선택하면 좋다.

향기가 매력적인 무이암차와 봉황단총차, 철관음 등이 유명하다.

뇌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에게 좋은, 흑차

대표적인 흑차인 보이차는 찻잎이 흑색이나 흑갈색이다

흑차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효가 일어나도록 만든 후발효차다. 찻잎은 윤기가 있는 흑색이나 흑갈색이고, 탕색은 갈황색이나 진한 홍색을 띤다. 보이차가 대표적인 '흑차'이다.

물의 기운을 가진 흑차는 내려주는 성질이 있어, 뇌를 혹사시키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차다. 위로 발산된 몸의 열을 내려줘 몸을 냉하지 않게 하고, 들뜨거나 어지러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준다. 뇌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나, 화가 났을 때 마시면 좋다. 흑차는 여성들에게 더 좋다고 하는데, 평소 위 ·장이 좋지 않고, 복부가 냉하거나, 수족 냉증이 있는 경우 마시면 효과가 있다. 다른 차류와 달리, 2리터 이상 많이 마셔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특히 보이차는 대엽종 찻잎 중에서 적당히 자란 잎을 사용해 카페인 함량이 낮고 후발효과정에서 약화되므로,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들도 무난하게 마실 수 있다. 제대로 된 찻잎으로 제대로 만든 보이차는 오래될수록 색깔은 진해지는데 맑아지는 속성이 있다. 또한 부드럽고 순해지며, 효능도 더 좋아진다고 한다. 10년 이상 오래 숙성시킬수록 가치가 올라가므로, 재테크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 자사차호로 보이차 우리는 법
보이차는 와인처럼 어느 지방 몇 년도에 나온 차인지에 따라 이름도 그 특징도 제각각이다. 종류도 다양한데다, 유통상 왜곡도 심해 신뢰할 만한 곳에서 사는 것이 좋다. 보이차를 고를 때는 향이 신선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곰팡이 냄새가 조금이라도 난다면 가공과정이나 보관 등이 잘못된 제품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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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전자, 차를 우리는 차호, 우려진 차탕을 찻잔에 따르기 전에 잠시 보관하는 공도배, 미세한 찻잎을 걸러주는 거름망, 찻잔 등 차구를 준비한다.
2. 차호에 뜨거운 물을 붓고, 공도배, 찻잔 등도 차례로 함께 예열해준 후, 물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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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이차 잎을 차호에 넣고, 뜨거운 물로 세차를 한 후 차탕은 버린다.
4. 95℃ 이상 되는 뜨거운 물을 부어 1분 정도 우린다. 이때 차호 표면에도 계속 뜨거운 물을 부어 차호 안팎 온도를 비슷하게 유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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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차호에 우린 차탕을 공도배에 따른 후, 예열한 찻잔에 차탕을 따른다.
6. 찻잔에 차를 따르면 찻잔에 비치는 차탕의 색을 감상하고, 차향을 맡아본 후 천천히 음미하듯 마셔야 차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tip) 자사차호는 중국 강소성에서만 나는 자사라는 광물질로 빚어 뜨거운 가마에 두 번 정도 구워 유약처리를 하지 않고 만든다. 기공이 살아 있고 밀도가 높다. 보이차는 이 자사차호에 우려야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몸에 열이 많다면 `백차`, 처지는 날엔 `홍차`

찻잎에 난 흰솜털까지 살아 있어 백차라 한다(대표적인 백차인 백호은침)

그밖에 금의 기운을 가져, 뭉쳐주는 성질이 있는 '백차'는 몸 안에 흩어진 열을 모아주거나, 정서적인 불안을 줄이는 데 특히 좋다. 한여름 더위를 많이 탈 때 마시면 몸의 흩어진 열기를 한곳에 모아 해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에 열이 많은 경우 꾸준히 마시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불의 기운을 지닌 '홍차'는 열을 상기시켜 주는 성질이 있다. 지친 기운을 위로 끌어올려 줘, 몸이 처지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때 마시면 좋다. 피로감을 해소해 주는데 효과가 있다. 단 지나치게 마시면 하체 쪽에 열이 없어지므로 몸이 냉해질 수 있다.

■ 한국차문화협동조합은?

차문화협동조합 찻집 `오래된 미래`

형식적이고 번거롭다는 차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나 생활 속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차문화를 널리 보급하고자 설립된 협동조합이다. 차를 형식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차 자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차예사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총 2회에 걸쳐 250명의 차예사를 배출하였다.
문의 : http://cafe.naver.com/teacoop, 070-4633-5055

이현정 시민기자 이현정 시민기자는 지난해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여전히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쓰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협동조합에서 '생활'을 배워봤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을 소개하고 이들에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생활정보를 통해 일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 바꿔보자.